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의 노후는 안정적인 직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퇴직금을 받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퇴직 시 목돈으로 받는 퇴직금은 당시 평균 수명(60~65세)을 고려할 때 노후를 충분히 지탱해 줄 중요한 자산이었죠.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평균 수명이 80세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퇴직금 제도의 한계가 명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시금으로 받은 목돈을 20~30년이라는 긴 노후 기간 동안 스스로 운용하며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우, 일시금으로 받은 퇴직금이 몇 년 안에 소진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곤 했습니다.
더욱이 기존 퇴직금 제도는 근로자가 퇴사하기 전까지 회사가 자체적으로 퇴직금을 보유하고 있는 구조였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가 경영 악화로 도산하게 되면 근로자의 소중한 퇴직금마저 함께 사라질 위험이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퇴직연금 제도입니다.
퇴직연금, 무엇이 다를까요?
퇴직연금 제도는 2005년 12월에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이 제도의 핵심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퇴직금을 가지고 있는 대신, 금융회사에 퇴직금을 맡겨 회사가 어려워져도 근로자의 퇴직금이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한, 퇴직금을 연금 형식으로 지급하여 근로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결국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퇴직급여 수급권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노후 자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
퇴직연금은 크게 기업이 퇴직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1.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
확정급여형은 말 그대로 근로자가 받을 퇴직급여의 금액이 사전에 정해져 있는 연금입니다. 기존 퇴직금 제도와 유사하게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하되, 연금 형태로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확정급여형에서 퇴직급여 금액은 ‘근속연수 X 최근 3개월간 평균 임금’으로 계산됩니다. 이는 근로자가 10년 전, 3년 전에 받았던 월급이 아닌 퇴직 시점의 최근 임금 인상률을 반영하여 퇴직급여를 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 장점:
- 안정적인 퇴직급여: 받을 금액이 확정되어 있어 예측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임금 인상률 반영: 근속 기간이 길고 임금 인상률이 높은 근로자에게 유리합니다.
- 회사 책임: 적립금 운용의 책임이 회사에 있어 근로자는 운용 손실 위험이 없습니다.
2.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
확정기여형은 기업이 재직 중인 근로자의 이름으로 된 개별 계좌에 매달 일정 금액의 퇴직부담금을 납입하는 연금입니다. 일반적으로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납입합니다. 이후 근로자가 이 돈을 직접 운용하여 투자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퇴직하기 전까지 자신의 퇴직급여가 얼마가 될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큰 수익이 발생하면 예상보다 많은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장점:
- 투자 수익 기회: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이직 시 용이: 개인 계좌로 관리되므로 이직 시 퇴직금을 가져가기 쉽습니다.
- 임금피크제 시 유리: 임금피크제 적용 전 DC형으로 전환하여 퇴직급여 감소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 단점:
- 투자 손실 위험: 운용 결과에 따라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습니다.
- 운용 책임: 운용 성과에 대한 책임이 근로자에게 있습니다.
DB형 vs. DC형, 어떤 유형이 더 좋을까요?
이 두 가지 유형 중 어떤 것이 더 유리한지는 개인의 상황과 목표에 따라 달라집니다.
- 안정성 측면에서는 확정급여형(DB)이 좋습니다. 특히 투자가 불황일 때는 퇴직급여가 안전하게 보호되고 임금 인상률까지 반영되는 DB형이 더욱 유리할 수 있습니다.
- 투자가 호황일 때는 확정기여형(DC)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매달 적립되는 퇴직부담금을 직접 투자하여 더 많은 퇴직급여를 만들 기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손실의 가능성도 함께 내포하므로 위험 요소가 큽니다. 그래서 퇴직연금으로 투자를 할 때는 일반적으로 전체 적립액의 70% 이상을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기업 입장에서는 확정기여형(DC)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확정급여형(DB)은 근로자의 월급 인상률이 반영되기 때문에, 월급을 올려주면 회사가 부담해야 할 퇴직급여도 함께 올라가게 되어 재정적인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노후를 위한 똑똑한 선택, 개인형퇴직연금(IRP)
개인형퇴직연금(IRP,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은 퇴직연금을 받는 계좌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회사가 퇴직급여를 지급할 때 개인의 일반 통장 계좌가 아닌 IRP 계좌로 입금하며, 여기에 퇴직급여를 쌓아두었다가 연금으로 수령하는 제도입니다.
IRP의 핵심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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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세제 혜택
- 과세 이연: IRP를 통해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받게 되면 당장 퇴직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이는 운용 기간 동안 세금 부담 없이 원금을 늘릴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 연금 수령 시 세금 할인: 추후 연금을 수령할 때 퇴직소득세의 최대 30%까지 할인받을 수 있으며, 연금소득세율도 일반소득세율보다 낮은 3.3~5.5%가 적용됩니다.
- 추가 납입액 세액공제: 퇴직급여 이외에 개인이 IRP에 추가로 납입하는 금액은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간 700만 원까지 가능하며, 2023년부터는 900만 원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단, 이러한 세제 혜택은 55세 이상까지 돈을 인출하지 않고 연금으로 받아야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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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회사의 퇴직급여를 한 번에 모아 관리
-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진 요즘, 이직은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둘 때마다 받은 퇴직급여를 하나의 IRP 계좌로 모아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 특히 2022년 4월 14일부터는 퇴직급여를 IRP 계좌로 입금하는 것이 의무화되었습니다. 과거에는 퇴직급여가 개인 일반 계좌에 들어가거나 매번 퇴사할 때마다 따로 받게 되어 쉽게 써버릴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제는 IRP로 받는 것이 의무화되었으니, 이렇게 IRP 계좌에 모아 관리하면 퇴직급여가 흥청망청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고 체계적인 노후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 다만, 만 55세 이상 퇴직, 퇴직급여가 300만원 이하인 경우, 사망으로 인한 퇴직, 외국인 근로자의 국외 출국 등 법에서 정하는 일부 예외 사유에는 IRP 계좌로 지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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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프리랜서도 노후 준비 가능
- IRP는 직장 근로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보통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는 따로 퇴직급여 제도가 없어 노후 준비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IRP 계좌를 개설해 꾸준하게 일정한 금액을 납입하다 보면, 자신만의 퇴직급여를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 앞서 언급한 세제 혜택까지 누릴 수 있으므로, 일반 계좌에 저축하는 것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으며 효율적으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현명한 노후를 위한 퇴직연금 활용
퇴직연금 제도는 단순히 퇴직금을 지키는 것을 넘어, 개인의 적극적인 노후 설계까지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금융 상품입니다.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중 자신의 직업적 특성, 투자 성향, 은퇴 계획 등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유형을 선택하고, 여기에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더욱 든든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정적인 노후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입니다. 퇴직연금 제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현명하게 활용하여 여러분의 노후를 단단하게 만들어나가시길 바랍니다.























